
십분 늦어버린 마음으로
어떻게든
사랑에 넌더리가 났다.
십분 늦어버린 마음으로
모두 어른이 되었다.
그을린 하늘은
너머 우주의 프랙탈일까
거기 어딘가에서
너무 사춘기는 아니었을까.
돌아보지 않아도
이제 볼 수 있는데
돌아가지 않아도
이제 갈 수 있는데
표정으로
이미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우리는
이제 울지 않는다.
"안녕 보고 싶은 밤이야" - 뭇말 김요비
나에게도 있었다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도
웃을 수 있던 때가 있었다
내일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라도
가볍게 잠들 수 있던 때가 있었다
그림자만 보고도
사람을 믿던 때가 있었다
밟혀도 꿈틀거리는 것이
청춘이라 주먹 쥐던 때가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성취하는 것보다
값지다고 힘주어 말하던 때가 있었다
돌아보면 돌아보면
내가 나였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 눈부신 너에게" - 뭇말 김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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