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도 올림픽 때 태어난 주인공이 서른 살이 되었고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 시대상을 아주 잘 반영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시작으로 이들의 작고 특별한 '반격'이 시작된다.
나도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독립해서 생활하며
여러 일.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면서 느꼈던 감정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던 고민과 생각이 화자 '지혜'와 같이 느꼈던 적이 많아
공감되면서 한편으로 인정하기 싫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규옥'과 같은 인물이 내 모습과 가까웠으면 하는 심리였던 거 같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봐요. 그걸 할 수 있고 없고를 생각하지 말고"
"속내를 감추지 않고 단지 겉으로 표현한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
"물러서지 않는 것. 저질러버린 현실에서 뒷걸음치지 않고 그대로 서 있는 것.
설령 그것이 실수라고 할지언정 먼저 도망가지 않는것."
- 규옥
손원평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 제5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이다.
손원평 작가의 글은 몰입도도 좋고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려진다.
심지어 지혜와 규옥의 러브스토리는 글인데도 불구하고 나까지 설렜다.
이처럼 글의 힘은 (말의 힘 또한) 대단한 거같다.
그리고 틈틈이 소설에 언급되는 재즈곡이 이 책의 색을 더해준다.
P.44
그게 나였다. 그러므로 나에게 손해도 이익도 끼치지 않는 일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P.165
여전히 한 치도 자라지 못한 느낌이었다.
P.171
살았을 뿐이다. 내 깜냥만큼
P.220
누구나 마음속 깊은 데엔 겹도 모양도 다른 사람이 끝없이 들어있다는 걸.
P.211
나는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했는데 여전히 부모님이 힘들여 맺은 열매를 먹는 게 죄스러웠다.
P.219
대개 그렇다. 끝은 쉽고 빠르고 느닷없다. 그리고 언제나 와야 할 순간에 온다.
P.228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가 당신에게 어떤 권위를 부여할지 모르겠지만 잊지 마십시오. 의자는 의자일 뿐입니다."
비현실적이지만 다 할 수 있을 것 만 같은 무모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내 한계를 수긍하고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때가 있다.
시간은 빨라 숫자는 자꾸 늘어나는데 별 달라진 거 없는 나를 깨달을 때가 있다.
그런 서른 살의 편안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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